기고/컬럼

<동탄국제고>삶을 돌아보고 싶을 때 찾아가는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Camino de Santiago)

참고자료

천 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조개껍질을 매달고 지팡이를 짚으며 걸어간 길이 있다. 예수의 열 두 제자 중 하나였던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에 위치한 도시 산티아고로 가는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가 바로 그 길이다. 산티아고로 향하는 이 순례길은 9세기에 성 야고보를 스페인의 수호성인으로 삼으면서 생겨났으며, 알렉산더 3세 교황이 ‘산티아고의 축일인 7월 25일에 산티아고에 도착하는 순례자는 그간 지은 죄를 모두 속죄 받는다’는 칙령을 내리면서 가톨릭 신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1993년에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길'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면서 신자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의 모든 갈림길에는 노란 화살표와 조개껍질로 방향이 표시되어 있다. 덕분에 누구든지 최종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순례자들은 순례길을 시작하기 전, 순례자 사무소에 먼저 들러 크리덴시알이라 불리는 순례자 여권을 만든다. 이 여권이 있으면 순례길 곳곳에 위치한 ‘알베르게’라 불리는 순례자 전용 숙소에서 잠자리와 취사를 해결할 수 있다. 그 길을 걷다보면 오래된 교회와 십자군 전쟁의 흔적, 성당기사단의 비밀과 마녀로 몰린 여자들의 화형대, 로마시대의 돌길까지 상상력을 자극하는 자취들이 가득하다. 그 어느 길보다도 진한 역사의 향기가 배어있는 길이다.

 

길이 품은 풍경은 다양하다. 스페인이 자랑하는 양질의 와인생산지역, 푸른 포도밭이 일렁이는 라 리오하와 나무 한 그루 없는 황금빛 밀밭이 지평선을 이루며 펼쳐지는 메세타, 빛나는 돌길이 깔린 옛 마을과 교회를 지나고 양떼들과 함께 걸어가는 푸른 초원이 펼쳐진다. 북유럽 인들이 그토록 질투하는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이 지긋지긋해질 무렵, 순례자들은 ‘햇볕을 위해 기도하되, 비옷 준비를 잊지 마라.’는 땅, 갈리시아에 들어서게 된다. 가는 비를 맞으며 참나무 숲길을 걷고 나면 순례자들은 마침내 산티아고의 대성당 앞에 서게 된다.

 

800km를 걸어가 만나는 대성당에서 순례자들은 하나 같이 천 년 된 돌기둥에 기대어 눈물을 흘린다. 그 길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자기 자신이다. 대성당들을 마주한 순례자들은 깨닫는다, 문명 전체가 나아가는 방향에 등 돌릴 힘이 자신 안에 있다는 것을. 길 위의 자유 그 불온한 냄새가 그리워질 때, 당신은 어디로 향하는가? 작은 배낭 하나를 들고 집을 나서 모든 것을 담아오는 길이자 삶이 던진 수많은 질문들에 도전하고 용감하게 답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된 곳. 그러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자신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당 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함께 걸으실래요?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동국IN 8기 최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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