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컬럼

<동탄국제고>소년법 페지, 소년범죄 문제 해결의 근본적 대책인가?

참고자료

 

소년법이 무엇인가?

소년법은 1958년 7월 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기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로,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에 대한 보호처분 또는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규정한다. 12세에서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의 판단이 미숙하기 때문에 다양한 장치로 선도하고 보호하려는 취지다. 소년법의 목적은 환경 교정, 성행 교정, 그리고 보호처분을 통한 청소년의 건전한 육성과 교화 및 사회 환원에 있다. 소년법의 적용을 받는 자는 범죄소년, 촉법소년, 우범소년으로 나뉜다. 범죄소년은 죄를 범한 소년, 촉법소년은 형벌을 받을 범법행위를 한 소년, 우범소년은 앞으로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는 소년을 일컫는다.

 

소년 사건은 크게 소년보호사건과 소년형사사건으로 분류되는데, 소년범은 소년보호사건으로 송치되는 경우 형사처벌 대신 소년보호처분을 받는다. 소년보호사건의 처리는 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 환경 조정과 품행 교정에 중점을 둔다. 또, 처분 결과의 집행 또한 법원이나 보호관찰소, 소년원에서 이루어지고, 전과가 남지 않는다.

 

만 14세 이상 만 19세 미만의 소년이 저지른 범죄 중 금고형 이상의 사건은 소년형사사건으로 처리되어 일반 법원에서 심판한다. 즉, 형사소송절차에 따라 처리되는 것이다. 그러나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대해서는 단기는 5년 이하, 장기는 10년 이하로만 처벌할 수 있고, 사형이나 무기형의 경우는 최대 15년의 유기징역까지만 선고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형사책임 최저연령은 만 7세로, 미국의 관습법, 나이지리아, 싱가폴 등에서 이를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형사책임 최저연령은 만 14세인데,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일본과 같다.

 

소년범죄의 특징과 추이

 

대검찰청의 검찰통계시스템이 발표한 <소년사범 형사사건 처리 현황>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소년 범죄의 수가 크게 준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체 청소년의 수가 줄고 있고, 2008년 소년법 개정 이후 우리나라 소년의 기준이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낮아졌기 때문에 유의미한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소년범죄 문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따져보아야 할 것은 범죄의 발생 건수가 아닌 범죄 유형과 재범률이다. 경범죄나 생계형 범죄는 소년법의 폐지 이유와는 거리가 다소 멀기 때문이다.

 

전체 청소년 범죄의 발생 건수는 계속해서 줄고 있는 가운데, 폭행, 상해, 지능범죄 등의 범죄는 늘고 있다. 2018년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 해동안 25000여 건의 강력 범죄가 발생했다. 이 중 대부분이 우발적으로 발생한 범죄다. 계획성을 수반하는 흉악 범죄 역시 크게 늘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보호관찰대상 성인 및 소년의 재범률> 자료에 따르면 성인 재범률이 4.8%였던 것에 비해 소년 재범률은 11.3%로 높게 나타났다. 금 의원은 "보호관찰제도의 취지를 생각하면 청소년 재범률이 더 높은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다"며 보호관찰 청소년을 위한 별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논란이 된 소년범죄

 

소년범죄의 잔혹성이 커지면서 소년범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중 몇 사건은 청소년이 저질렀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잔인했다. 청소년이 저지른 잔혹한 범죄가 공론화될 떄마다, 소년법 폐지와 관련해 크게 논란이 인다. 다음은 그 대표적 사례들이다.

 

1.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

2017년 9월, 4명의 여중생이 한 명을 집단으로 폭행한 사건이다. 폭행 과정에서는 철골 자재, 소주병, 벽돌, 쇠파이프, 의자나 칼이 사용되었다. 폭행은 1시간 40분가량 이어졌다. 사건 이후 가해자는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안면이 있던 선배에게 폭행 사실을 자랑하듯이 알렸고, 해당 내용은 여러 차례 공유되며 논란을 낳았다. 검찰은 가해자들에 대해 징역형을 구형했으나 해당 사건은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되었다. 당시 소년법 폐지와 관련한 청와대 청원이 등장하며 논란이 확산된 바 있다.

이때 가해자 중 한 명이 당시 만 13세였기에 처벌이 불가한 상황이었다.

 

2.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

2017년 3월 29일, 고등학교 자퇴생 김 양(당시 만 16세)이 초등학생을 유인해 토막 내어 살해한 사건이다. 가해자 김 양은 '전화기를 빌려달라'는 초등생을 '배터리가 없다'며 집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이후 김 양은 시신을 토막낸 후 공범 박 양(당시 만 18세)에게 손가락을 건넸다. 주민 증언에 따르면, 범행 전부터 김 양은 공원에서 아이들을 지켜봤다고 한다. 이외에도 집안을 청소하고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1시간 30분 남짓의 시간만이 소요되었다는 점, 시신을 유기한 장소가 쉽게 발견되기 힘든 장소라는 점에서 계획된 살인임을 추측할 수 있다. 1심에서 박 양은 '공범'으로 간주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13년으로 감형되었다. 이때 박 양이 대형 로펌의 변호사 12명을 고용했다는 점에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에서 김 양은 징역 20년, 박 양에게는 징역 13년이 선고됐다.

 

3. 대전 지적장애 여중생 성폭행 사건

2010년 대전광역시에서 일어난 성폭행 사건으로, 16명의 가해자가 채팅으로 만난 지적장애 여중생을 성폭행한 사건이다. 2011년 2월, 가해자들은 가정법원으로 송치, 2011년 8월경에는 가해자들이 수험생이라는 이유로 송치를 12월경으로 연기하기도 했다. 결국 1년 보호관찰 및 교화교육 40시간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소년법 폐지의 찬반

소년법의 본래 목적은 청소년을 보호함으로써 그들의 건전한 육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러나 관리가 힘든 수의 소년 범죄자와 청소년 잔혹 범죄로 현행 소년법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소년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 소년법 폐지 찬성

지난 2018년 발생한 '인천 중학생 추락사 사건'의 가해자는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학생을 집단 폭행하다 추락사에 이르게 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나, 경찰 출석 과정에서 숨진 피해학생의 점퍼를 입고, 구치소에서 TV를 보며 웃는 등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아 공분을 샀다. 다양한 수치가 말해 주듯, 소년 흉악범죄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능적이고 계획적인 범죄의 증가는 청소년들이 교묘하게 소년법을 이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점점 조직적이고 흉악하게 변하는 소년 범죄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피해자 보호 수단이 부족하다는 사실 역시 소년법 폐지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소년범들은 성인 범죄와 맞먹는 흉악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약한 처벌을 받고 전과도 남지 않는 반면, 피해자들은 오랜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내야 한다. 범죄의 대상이 된 청소년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해자들이 피해자의 고통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소년 흉악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소년법 폐지를 호소하는 청와대 청원에는 30만 여명의 시민이 동의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소년 범죄자 처벌 체계에 변화를 원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2. 소년법 폐지 반대

소년법을 폐지하자고 무작정 외치는 것보다, 그 법률의 본질과 목적, 집행 과정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소년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은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관된 법의 잣대로 처벌하는 것은 청소년들에게서 교화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처벌 자체에만 집중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법의 폐지보다는 효율적인 집행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처벌 중심의 법 집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판결, 과포화 상태의 수용 시설 등 소년법 폐지 논란을 불러일으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다. 중대한 잘못에 대해서는 엄격히 다스려야 함이 맞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처벌 과정에서 제대로 교화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돌아보아야 한다. 전국에 존재하는 10개의 소년원이 수용하는 인원은 본래 계획된 수용 가능인원을 훌쩍 넘는다. (수용가능인원 1250명, 실제 수용인원 1726명. 2017년 기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대로 관리와 교육을 받지 못하는 소년범이 많다. 이는 위의 재범률 문제와도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

 

결론

 

소년법으로 인해 잔혹한 소년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이 그에 응당한 대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단편적으로 소년법을 폐지하게 된다면 사회가 책임져야 할 소년들이 적절한 교육과 교화 과정을 거치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폐지'냐 '유지'냐 하는 논쟁은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 보다 실질적이고 희망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첫째로 국가와 개인이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소년 범죄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사회에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사회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도 없다. 국가는 청소년들이 범죄의 길로 접어들지 않도록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 개인 역시 소년 범죄에 관심을 갖고 일상 속에서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실제로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범죄에 발을 들인 청소년들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사회에 성공적으로 돌아오곤 한다.

 

둘째로 강력범죄와 경범죄를 분리하거나, 판결 시 해당 소년범의 배경이나 성향을 고려하는 등 유연한 제도의 운영이 필요하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라 온 청소년들을 하나의 잣대로 판단하는 것은 청소년의 보호 및 건전한 육성과는 거리가 멀다. 교화 가능성과 범죄 경위를 면밀히 조사해 소년법의 본질을 찾아야 한다. 물론 소년 범죄자의 수가 너무 많아 처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법 집행 구조의 체계화와 인력 확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단순히 처리가 어렵다고 어려움을 극복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청소년들을 포기하는 것이 정의롭지 않음은 자명하다.

 

범죄 처리 이후 소년범의 관리와 피해자 보호 역시 관건이다. 앞서 언급했듯 소년범죄의 유형과 발생 빈도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소년법의 원래 취지에 맞게, 형벌을 받은 이후의 소년들이 건전하게 성장하였는지, 피해자의 생활은 어떠한지 살펴야 한다. 과밀 상태의 소년범 수용 시설을 확충하고, 피해자를 위한 상담 및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보화로 시민들의 정보 습득이 쉬워지면서, 소셜 미디어나 청와대 국민청원 시스템을 통해 소년 범죄 문제는 지금껏 수 차례 공론화되어 왔다. 그러나 폐지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의견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탓에 적절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이 불필요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사례들은 소년법 문제가 언제든지 공론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논의가 필요할 때면 전 국민적 관심과 토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론화가 쉬운 만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섣불리 법을 고쳤다가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끊임없는 절충과 의논을 통해 소년법을 합리적으로 관리 ∙ 집행하게 된다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소년은 그에 맞는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년들에게는 살아갈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동국IN 9기 이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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